2020 인타임의 신유통 전략이 보여준 오프라인 매장의 새로운 가능성

코로나19와 온라인 쇼핑의 성장으로 오프라인 리테일 시장의 몰락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중국 인타임 백화점의 사례를 보면 오프라인 매장에도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바바그룹 산하 백화점 체인인 인타임(InTime)이 지난 1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타임에 입점한 글로벌 뷰티 및 화장품 브랜드들 중 13개 브랜드에 있어 인타임이 전 세계 유통 채널 중 가장 높은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의 면면을 보면, 인타임은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매장이 이커머스 실적 개선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코로나19의 타격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유통 업계가 위축되었지만, 인타임 백화점 체인은 알리바바그룹의 지원 하에 효과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결합하며 ‘신유통’ 모델을 구현해 가고 있다. 인타임의 65개 매장은 디지털 전환을 통해 코로나19의 타격을 견뎌냈을 뿐만 아니라 중국 전역에서 수백 개의 오프라인 뷰티 판매처에 다시 활기를 불어 넣는 기회를 만들었다.

인타임을 통해 3대 뷰티 브랜드인 라메르(La Mer), 랑콤(Lancôme), 에스티 로더(Estée Lauder)는 각각 1억 위안(약 172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 외 한국 브랜드를 포함한 22개 브랜드는 뷰티 오프라인 판매 및 오프라인-온라인 연계형 판매(온라인 구매-오프라인 매장 발송)를 통해 1천만 위안(약 17억 원) 이상 매출을 기록했다.

얀 쉬에쿤(Yan Xuekun) 인타임 CTO 는 “수년간에 걸친 디지털 혁신을 통해 다행히 코로나19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며 “알리바바그룹에서는 백문이 불여일견이 아니라, 믿어야 보이는 것이라고 항상 말한다. 인타임의 경우, 신유통의 저력에 회의적인 시각이 있을 때에도 CEO부터 매장 직원에 이르기까지 모두 일찍이 디지털화를 수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내수소비 붐을 포착하다

지난 12개월간 중국의 고급 수입 제품 시장은 활황을 누렸다. 코로나19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럭셔리 제품 매출은 두 자리 수 성장을 기록했다. 최근 중국 아웃바운드 관광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중국인들의 해외여행 횟수는 총 1억 5,500만 회에 달했는데, 2020년에는 팬데믹으로 인해 이들 여행객의 구매력이 국내 소비로 향했다.

인타임을 비롯한 백화점은 신뢰할 수 있는 해외 럭셔리 상품 구매 채널로서 해외 구매의 차선책이었다. 자오 첸(Zhao Chen) 인타임 화장품 부문 책임자는 중국 소비자는 상품 가치에 대한 신뢰와 즉각적인 만족감을 위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온라인 대비 실제 매장에서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인타임 또한 자체 온라인 쇼핑 앱인 미아오지에(Miaojie)가 없었더라면 2020년 초 봉쇄조치로 인한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 감소로 인해 소비 패턴 변화의 특수를 누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인타임 최신 집계에 따르면 미아오지에 앱의 중국 내 유료 회원은 2천만 명에 달한다.

얀 쉬에쿤(Yan Xuekun) 인타임 CTO

온라인-오프라인 채널 간의 연결고리

인타임은 2017년을 기점으로 미아오지에 앱을 통해 오프라인 판매와 영업을 온라인 시스템과 통합하기 시작했다. 팬데믹 이전에 인타임은 유통 과정의 대부분을 온라인으로 이전한 상태였다. 미아오지에 앱의 판매자 인터페이스는 라이브스트리밍, 고객 소통, 온라인/오프라인 주문 처리, 재고 관리, 지불, 배송, 온라인 AS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며 원스톱 운영 시스템의 역할을 한다.

미아오지에 앱은 알리바바그룹의 기술과 물류 인프라를 활용하여 뷰티 제품 판매 채널이 오프라인 매장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도록 했다. 6천여 명의 판매원들이 라이브스트리밍을 활용하여 기존 고객을 관리하고, 더 연령대가 낮은 디지털 네이티브 소비자로도 타겟을 확대하고 있다. 팬데믹 봉쇄 기간, 미아오지에 앱을 통해 온라인 선주문을 받고, 오프라인 매장은 미니 물류 허브의 역할을 하며 지역 내 배송 기간이 단축되고 판매 열기가 지속되었다.

인타임 CTO 는 “미아오지에 앱은 인타임의 오프라인 유통 하드웨어와 협업하는 디지털 소프트웨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미아오지에 앱은 오프라인 매장을 염두에 두고 구축된 시스템이다. 디지털화를 통해 전체 유통 체인의 유기성이 강화되었다. 인타임의 목표는 절대 전통 백화점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과는 달리 미아오지에 앱은 태생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중요성을 부각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미아오지에 앱은 백화점의 부수적인 부분이 아니며 마케팅 툴 이상의 역할을 한다. 인타임 65개 매장의 디지털 운영 시스템으로 기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얀 쉬에쿤 CTO는 디지털화된 세상에서도 지속될 오프라인 매장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예를 들어 이커머스 플랫폼의 부상을 자동차와 비행기의 발명에 비유할 수 있다면, 백화점은 기차와 같다. 사회가 발전해도 전통적인 운송 수단이 구식이 되지는 않는다. 대신 고속 철도로 재탄생 되고 업그레이드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화점에는 몇 가지 핵심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인타임 매장은 최상급의 위치에 자리잡고 있고 라이프스타일 및 일상 속 편리함의 구심점이다. 독보적인 위치, 높은 수준의 서비스, 브랜드 구색이 결합되어 일상 속에서 항상 접하게 되는 공간인 것이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쇼핑 공간들은 반경 10킬로미터 상권에 주력하여 지역사회에 높은 품질의 제품, 세계적인 수준의 서비스, 긍정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타임의 항저우 플래그십 스토어에 입점한 라메르의 경우, 2020년 매출의 50%는 미아오지에 앱을 통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가격대의 에센스는 출시되자 마자 몇 분만에 5천개가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으며, 이러한 온라인 매출은 오프라인 매장 매출의 200% 신장과 오프라인 매장 신규 고객 유입에도 기여했다.

옴니채널 전략 업그레이드

팬데믹 기간 대부분 오프라인 매장이 휴업하는 상태에서 인타임은 옴니채널 전략을 업그레이드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태스크포스를 가동하여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분석하고, 그에 따라 구매 우선 순위와 고객 인게이지먼트 전략을 재편하였다.

코로나19 이후 다양한 트렌드가 등장했다. 집콕 소비가 급증했고, 매장 택배 발송과 온라인 구매 후 매장에서 제품을 픽업하는 구매 방식이 보편화되었고, 집에서 가능한 스킨케어의 인기가 상승하며 기초제품과 아이 메이크업 제품 수요 또한 가파르게 성장했다.

자오 첸 인타임 화장품부 책임자는 “유통 업계는 전시 태세였다. 수많은 새로운 난관에 직면한 만큼, 쇄신과 전략 재편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인타임은 경쟁력 있는 옴니채널 전략을 구축하기 위해 온라인 쿠폰을 도입하여 유통 마진을 줄였다. 신속한 구매 전환을 촉진시키고자 라이브스트리밍과 반짝 세일 캠페인이 럭셔리 화장품과 명품에도 접목되었다. 재구매와 매장 방문을 유도하고자 온라인 결제를 하는 체크아웃 페이지에서는 무료 혜택과 멤버십 통합 옵션이 함께 제시되었다. 오프라인 매장이 다시 개장하면 드라이 클리닝 서비스, 영화관, 피부 관리 세션 이용에 사용할 수 있는 추가 혜택들이었다.

2020년 하반기부터 매장 방문객 수가 서서히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기 시작한 이후, 인타임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변화를 주시하며 유연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얀 쉬에쿤 CTO 는 “2021년에는 전반적인 고객 만족도와 미아오지에 앱 고객 경험을 개선할 계획이다. 또한, 디지털 인터랙션과 라이브스트리밍 부문에서 콘텐츠 중심 혁신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디지털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영업 효율성을 강화할 것이다. 인타임의 유통 체인 대부분을 온라인으로 통합하였기 때문에, 판매처를 위해 유용한 인사이트를 분석하고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인타임은 입점 브랜드에 실시간 솔루션을 제시하여 독보적인 고객 서비스와 제품군을 재구성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19는 소비자 경험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하며, “보다 몰입되고, 즐겁고, 콘텐츠가 주도하는 유통 플랫폼을 구축하여 중국 내 소비자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신유통 인타임 CTO 인터뷰 인타임 백화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