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페스티벌로 유통업계 변혁 가속화 - 데이비드 로스 인터뷰
최근 몇 년 간 유통업계 내에서는 쇼핑 페스티벌이 매출 증진뿐만 아니라 각 브랜드의 장기적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한 소비자 인식 및 참여의 수단으로서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다양한 쇼핑 페스티벌이 넘쳐나는 연휴기간에 앞서, 브랜즈(BrandZ) 회장 겸 더스토어 WPP (TheStore WPP EMEA/Asia) 대표 데이비드 로스(David Roth)는 점점 더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유통업계 현상을 살펴보고 쇼핑페스티벌과 함께 성공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유통업계의 역사를 폭 넓게 연구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쇼핑 페스티벌은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현대의 쇼핑 페스티벌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집필한 책 “100가지 품목과 관련된 유통업계의 역사(The History of Retail in 100 Objects)”에서 시장을 유통업계의 역사를 규정하는 항목으로 분류했다. 사실 시장은 쇼핑 페스티벌과 관련된 모든 것들이 유래된 곳이라 할 수 있다. 시장은 다양한 물건의 구매자와 판매자가 모이는 장소였다. 몇몇 시장은 한 달에 한 번을 주기로 마을이나 시내에서 열렸다. 시장은 그야말로 상업, 엔터테인먼트, 문학, 사교 및 심지어 의학을 아우르는 전 분야가 모인 축제의 장이었다.
오늘날 쇼핑 페스티벌은 세 가지 측면에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첫 번째는 저렴한 가격으로 할인행사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쇼핑 페스티벌이 사회활동의 장(물리적 사회활동 그 이상)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으로, 가장 주목할만한 점이기도 하다. 세 번째, 사회적 영역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이다. 이와 같은 세 가지 요소를 잘 결합한다면 더 많은 소비자들이 절호의 할인의 혜택을 누리면서 주변사람들과 행사에 함께 참여할 수 있게 돼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즐기기 위해 페스티벌에 몰려드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쇼핑 페스티벌은 쇼핑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알리바바그룹의 11.11 글로벌 쇼핑 페스티벌 기획을 관리했다고 들었다. 알리바바그룹의 쇼핑 페스티벌은 어떠한 행사인가? 특별한 점은 무엇인가?
실제로 경험해 보기 전에는 알리바바그룹의 11.11 글로벌 쇼핑 페스티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물리적 세계와 가상 세계, 엔터테인먼트, 다양성, 공연 등이 빠른 속도로 어우러지는 이 행사는 모든 감각 하나하나를 신선하게 자극한다. 가장 크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이 행사가 모든 면에서 참여지향적이라는 것이며, 판매촉진, 판매 인센티브, 대규모 엔터테인먼트 행사, 그리고 ‘놓쳐서는 안 된다’는 간절한 수요 간의 경계가 허물어진 복합적 행사라는 점이다. 페스티벌 준비기간 동안 유수 브랜드들은 자사의 브랜드, 자사의 제품 및 자사의 할인품목을 소비자들에게 홍보하기 위해 다양한 사전작업들을 수행해야 한다. 행사 진행 중에도 참여 브랜드들은 이는 실시간으로 판매 데이터를 살펴보며 즉각적으로 방향을 조정함으로써 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알리바바그룹의 11.11 페스티벌은 공동체적이라는 점에서 다른 쇼핑 페스티벌과 차별화된다. 즉, 이 행사는 각 개인이 혼자가 아니라 친구, 동료, 그리고 자신이 따르는 KOL(Key Opinion Leader)과 함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참여형 페스티벌이다.
이 모든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중국 내 11.11 페스티벌을 하나로 연결해준다. 개인적으로 이 행사가 다른 국가나 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본다. 나의 예상이 적중한다면, 향후 몇 년 이내에 경험의 공유, 판매촉진, 판매 인센티브, 엔터테인먼트와 더불어 ‘놓쳐서는 안된다’는 소비자들의 간절한 수요가 모두 결합된 이 행사는 전 세계적으로 호응을 얻을 것이다. 이를 통해 결국 11.11 페스티벌은 전 세계적 현상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현재 단계에서, 중국 내 11.11 페스티벌 등 쇼핑 페스티벌이 다른 국가들의 쇼핑 페스티벌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중국은 현대적 쇼핑 페스티벌이 가진 특징을 전 세계 다른 어떤 국가보다 더 잘 보여주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 개최되는 연휴맞이 온라인쇼핑 할인행사에 가장 가까운 행사는 지난 몇 년간 개최되어 온 ‘아마존 프라임 데이(Amazon Prime Day)’다. 그러나 아마존 프라임 데이와 중국 내 쇼핑 페스티벌 간에는 큰 차이점이 있다.
아마존 프라임데이,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 사이버 먼데이(Cyber Monday) 등의 행사들은 할인에 중점을 둔 행사인 반면, 중국 내 11.11 페스티벌 및 6.18 쇼핑 페스티벌 등의 행사는 소비자들이 엔터테인먼트와 더불어 여러 브랜드에서 출시한 신상품을 즐길 수 있는 쇼핑 페스티벌이다.
오늘날 전 세계 최대 브랜드들을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신제품 출시를 위한 수단으로 11.11 페스티벌을 다채롭게 활용하고 있다. 흔히 쇼핑 페스티벌이라고 하면 판매촉진을 기반으로 한 활동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11.11 페스티벌는 매우 다양한 브랜드들이 새로운 고객가치를 제안하는 등 신제품 출시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코로나 이후 성장 기회를 모색하는 브랜드와 유통업체들이 소비자들과의 관계 증진을 위해 어떻게 쇼핑페스티벌을 활용할 수 있을까?
그동안 11.11 페스티벌에 참여해왔던 글로벌 브랜드의 관점에서 볼 때, 이 행사는 해당 브랜드들에게 있어서 연중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다양한 브랜드들이 수 개월 또는 한 해 동안 성공적인 쇼핑 페스티벌을 위해 준비하고 있으며, 특히 공급망 구축 및 주력 상품 홍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글로벌 시장 내 중국의 관점뿐만 아니라, 각각의 도시, 거리, 마을의 관점에서 시시각각으로 제공되는 데이터들을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글로벌 브랜드라면 해당 데이터들을 다루는 것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11.11 페스티벌은 사이버 먼데이나 블랙프라이데이와 매우 다르다.
11.11 페스티벌에 참여한 적 없는 글로벌 브랜드에게는 이 쇼핑 페스티벌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해보라고 조언해주고 싶다. 11.11 페스티벌은 간과하기엔 그 규모가 거대하며, 참여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손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아직 참여할 계획이 없다면, 올해 행사에 주의를 기울여봄으로써 사람들이 어떤 활동을 어떤 방식으로 이 페스티벌에 참여하는지 살펴보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중국 내 동료 및 친구들, 그리고 알리바바그룹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며 2021년 11.11 페스티벌에 대한 준비를 시작해봐도 좋다.
쇼핑 페스티벌을 성공적으로 활용한 브랜드의 사례를 공유해줄 수 있는가?
중국과 같은 시장에서 사업의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방법 가운데 하나는 쇼핑 페스티벌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이다. 이미 중국 현지에서 대규모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로레알(L’Oréal) 등의 브랜드들은 이 부분에서 특히 강점을 보였다.
중국 시장 내 현지화 된 브랜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쇼핑 페스티벌을 기회로 활용해 새롭게 입지를 다진 브랜드들도 있다. 신발 브랜드 올버즈(Allbirds)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올버즈는 시장에 가장 적합한 제품을 파악하기 위해 알리바바그룹의 플랫폼을 활용했고, 이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쇼핑 페스티벌에 활용하였다. 쇼핑 페스티벌이 제공하는 뜨거운 열기와 청중의 규모, 특별한 기회를 활용하여, 올버즈는 소비자들과 직접적인 교류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고, 중국 내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다.
두 브랜드의 공통점은 실험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것이야 말로 이 모든 쇼핑 페스티벌을 통해 내가 얻은 가장 큰 교훈이라 할 수 있다. 쇼핑 페스티벌은 새로운 것을 실험하고 시도해볼 수 있는 독특한 기회를 제공해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행사에 참여하고자 하는 열망이다. 더 빨리 새로운 실험에 도전할수록 좋다. 장기적인 성공 비결은 소비자들의 진정한 수요를 파악하는 데서 비롯된다. 다른 브랜드가 어떻게 성공을 거두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닌, 자신의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어떠한 것을 제공해줄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11.11 페스티벌를 10년 이상의 기간동안 개최하고 있다. 알리바바그룹과 여러 브랜드들이 신선한 형식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쇼핑 페스티벌은 그 규모에 관계없이 진정성을 지녀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의심의 여지 없이 소비자들은 등을 돌릴 것이다. 유통업의 역사는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해 사라져간 브랜드와 기업들의 흔적들로 점철되어 있다. 쇼핑 페스티벌도 이러한 면에서는 전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알리바바그룹이 11.11 페스티벌를 진행하는 방식을 보며 항상 놀라운 점은 이전에 없던 제품군을 포함시키거나, 소비자들로 하여금 더 많은 할인품목에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알리바바그룹은 놀라울 정도의 참여지향적인 자세로 새 브랜드를 유치하며, 새로운 할인 품목 및 판매 방식으로 고객가치를 전한다.
온라인 플랫폼 쇼핑 페스티벌 요소 중 발전가능성 있는 영역은 첨단기술 분야다.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이 결제 및 정보습득을 위해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음성 결제 시스템을 도입, 라이브스트리밍을 통한 주요 오피니언 리더들 활용 등이 그 예이다. 특히,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라 라이브스트리밍은 소비자들과의 소통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쳤다. 라이브스트리밍은 제품을 시연하고, 제품의 장점을 보여주며, 고객가치를 제안함으로써 플랫폼 내에서 끊임없이 판매의 모든 단계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편리한 시스템이다.
올해 11.11 페스티벌에 대한 본인의 주요 전망은 무엇인가?
예측이란 늘 어렵지만, 특히 올해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여러 가지 예상치 못한 변화에 직면했을 때에는 더욱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판매량은 2019년보다 더 클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또한 라이브 스트리밍의 중요성과 영향력도 더욱 증가할 것이다. 또한 알리바바그룹 내 활용 음성인식 시스템 활용을 통해서도 판매량이 증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효율적이고 성공적인 쇼핑 페스티벌의 요건은 무엇인가?
지난 주말, 미국에서는 또 다른 새로운 쇼핑 페스티벌이 개최되었다. 이처럼 더 많은 쇼핑 페스티벌이 개최될수록 더 많은 소비자들이 각각의 페스티벌이 제공해 줄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일지 따져보기 시작할 것이다. 이처럼 쇼핑페스티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성공을 거두려면 해당 행사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제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가치제안은 ‘할인이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가’를 의미한다. 이후 쇼핑 페스티벌에 수반되는 다양한 부수적 부분들 또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의 니즈를 적시 적기에 충족시킬 수 있을까? 쇼핑 페스티벌에서는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함께 변화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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