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창업자 글로벌 협력 호소...걱정보다 책임지는 자세 필요
9일 알리바바그룹 창업자 마윈은 상하이에서 온라인을 통해 개막한 세계인공지능회의(WAIC) 개막식에서 미래 기술과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관점을 공유했다.
아래는 마윈의 연설 전문이다.
이번 대회는 매우 역사적인 자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1회 세계 인공지능 대회가 상하이에서 개최되었을 때 올해에 이러한 방식으로 대회를 개최하게 되는 것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이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게 되면 어떻게 대응할지, 취업 문제가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걱정하고 논의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저희가 가장 원하는 것은 기계가 더 빨리 사람을 대신해 수많은 업무를 해주는 것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는 상황 속에서 저희는 사람이 최전선에 나서지 않고 기계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했습니다. 세계는 항상 이러한 형식으로 돌아가고 있는 듯합니다. 걱정했던 일들은 일어나지 않고 걱정하지 않았던 일들만 연이어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재 발생하고 있는 문제는 저희가 과거에 내린 결정으로 인해 생긴 것입니다. 이미 지나간 일은 되돌릴 수 없고 심지어 현재 앞두고 있는 일에 대해도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지금에 결정할 수 있습니다. 감염병은 전 세계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왔지만, 이를 자연과 미래가 보내온 신호로 생각하면 어떨까 합니다. 이에 최근에 제가 가지게 된 세 가지 생각을 여러분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첫째, 인류는 지구를 떠나 살 수 없지만 지구는 인류에게 떠날 수 있습니다.
산업 혁명 이후 인류는 지구 이외의 세상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달에 착륙하고 우주정거장을 세웠으며 심지어 우주에서 생존하는 것을 시도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중에 엘론 머스크(Elon Musk)처럼 수많은 훌륭한 인물들이 지구 이외의 세계에 대해 위대한 탐험을 시작했습니다.
이어서 디지털 혁명으로 인류는 내부를 탐색하는 능력을 갖게 되었으며 인류 자체와 지구에 대해 더욱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 인류 자체에 대한 탐색은 상대적으로 더욱 어렵고 더욱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까지 인류는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매우 부족한 상태입니다. 가장 위대한 뇌과학자도 인간의 뇌를 10%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전염병을 통해 여전히 인류가 자연에 대한 지식이 얼마나 부족한지 상기시켜 줬습니다. 저희는 스스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동시에 저희가 생존하고 있는 세계와 지구에 대해도 잘 알지 못하고 있으며 지구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보호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저희는 많은 어려움과 재난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현재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인류 자체와 지구의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디로 이주하든 어느 행성으로 가게 되든 똑같은 어려움과 재난을 또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사실 인류는 아직 지구를 떠나 살 수 없지만, 인류가 지구를 떠나면 지구에 더 좋은 일일지도 모릅니다. 최근에 뉴스 몇 개를 봤는데 관광객 수가 줄어들자 일본 나라(奈良) 지역의 사슴들이 간식을 덜 먹게 되어 위장이 건강해졌으며 이탈리아의 수상도시 베네치아가 도시를 봉쇄한 후 물속에 있는 물고기가 보일 정도로 수질이 깨끗해졌다고 합니다. 만약에 지구가 하나의 회사라고 하면 이 기업의 진정한 사장은 바로 자연이고 인류는 자연이 선택한 관리자일 뿐입니다. 인류는 높은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자연은 언제든 인류를 해고할 수 있습니다.
인류에게는 좋은 일이지만 자연에는 큰 잘못인 경우가 많습니다. 인류가 계속해서 자연에 재난을 초래하면 자연도 인류에게 재난으로 이를 갚을 것입니다. 인류는 자연과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하며 인류가 자연에 순응하고 자연을 존중해야만 지구에서 생존해 나갈 수 있습니다.
둘째, 경제 성장은 천천히 추진해도 되지만 인류는 반드시 성장해야 합니다.
감염병은 인류에게 하나의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생태계는 미생물로 결정하는 것이고 고등동물이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아프리카 대초원의 생태계는 사자나 코끼리가 아닌 미생물이 결정하고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인류는 자신이 높은 지위에 있다고 생각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AI라는 단어도 기계 지능으로 번역하는 것이 더 바르다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이라는 표현은 인류가 자신을 너무 크고 높은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사람에게는 어렵지만 기계에는 매우 쉬운 일은 많이 있습니다. 동물에게는 본능이 있고 기계에는 지능이 있듯이 인류에게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수천 년 동안 인류의 지식은 빠르게 늘어나고 기술도 급속도로 발전했지만, 인류의 지혜는 여전히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오늘날 저희는 전례 없는 수많은 자원, 자금, 지식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동시에 전례 없는 어려움도 직면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류는 역사상 가장 강한 지식 축적 능력, 정보 처리 능력, 리스크 극복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혜가 부족한 우리는 이러한 자원, 능력, 지식을 소통과 협력 강화에 사용하지 못하고 큰 격차를 만들고, 심지어 격차를 더욱 넓히기도 했습니다. 인류에게는 재난이 항상 존재하고 있는데 재난을 통해 인류가 성장해야 하는 것은 더욱 중요합니다. 그렇지 못한다면 다가올 미래에 인류 문명을 파괴하는 것은 바이러스가 아니라 인류 자신이 될 것입니다.
동일한 사람도 없고 동일한 국가도 없습니다. 사람과 사람, 국가와 국가 사이에는 다름이 있기 마련이며 이는 영구불변의 진리입니다. 그러나 이 다름으로 인해 세계는 더욱 풍요롭고 다채로울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 전 세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문제는 바로 서로 간의 다름과 이견을 존중하지 않아 비롯된 것입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이견을 용납하는 동시에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인류 문명의 발전을 의미합니다.
셋째, 과거 디지털 기술이 생활을 개선했다면 향후 디지털 기술이 인류의 생존을 도울 것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기술 변혁의 트렌드를 바꾸지 않았지만 디지털 기술의 변혁을 가속화했습니다. 재난이 인류에게 혁신하는 것을 강제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진자의 CT 이미지를 눈으로 분석하는 데 15분~20분 정도 소요되지만 중국 기술 인력이 개발한 코로나19 CT 이미지 스마트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기계가 해당 이미지를 20초 만에 분석할 수 있다. 이는 눈으로 확인하는 전문가보다 60배 빠른 수준입니다.
코로나19 기간에 농민들은 위성 원격 탐사 기술을 이용해 대출한다고 들었습니다. 농부가 스마트폰에 있는 ‘미니 앱(小程序)’을 통해 지도에서 자가의 논을 설정해 놓으면 위성이 원격 탐지 이미지를 통해 농작물의 성장 상황을 식별해 냅니다. 그러면 기계가 이를 기후, 업계 상황 등과 통합해 생산량과 가치를 예측한 후에 농민에게 지급할 대출금 액수를 결정합니다.
이렇듯 코로나19 기간에 자신과 타인의 생존을 위한 인터넷 기술 혁신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학교, 회의, 병원, 물건 구매 등 생활 속에 필수적인 일은 모두 디지털 기술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생존을 위한 혁신이야말로 가장 강력하고 거스를 수 없는 동력입니다. 디지털 기술의 트렌드는 변하지 않았지만 미래 30년~50년이 소요되는 디지털화는 10년~20년 정도로 빨라졌습니다. 이는 격변에 이은 또 다른 격변이며 기술 변혁의 조기화와 가속화를 의미합니다. 이것은 바로 저희가 준비해야 하는 부분이며 올해의 세계 인공지능 대회가 직면하고 있는 지난해 행사와 전혀 다른 상황이다.
지난 1년 동안 세계는 급격한 변화를 겪었으며 더 이상 걱정만 할 시간이 없습니다. 걱정보다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바이러스는 비자가 필요 없고 국가를 가르지도 않는 것처럼 기술도 제한이 없고 꾸준히 추진해야 합니다. 지금 인류는 커다란 재난을 직면하고 있으며 이 재난은 이제 겨우 시작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저희에게는 다른 선택도 없습니다. 모두가 하루빨리 협력해야 하루빨리 승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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