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온라인 쇼핑 현상 '라이브 스트리밍 커머스', 세계로 가다
본고는 2021년 세계 유통 회의(World Retail Congress)의 연중 보고서인 “위기의 시대 속 소매업”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다. 동 보고서는 2021년 현재까지의 업계 동향과 소매업의 생존을 위해 무엇을 수용하고 견뎌야 하는지 집중 조명한다. 유통 업계 리더들의 여러 분석과 인터뷰는 여기에서 전체 보고서를 다운로드 받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리얼리티 TV 스타이자 소셜미디어의 아이콘이며 사업가인 킴 카다시안 웨스트(Kim Kardashian West)가 중국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향수를 출시할 당시, 그녀는 전용기로 상하이로 날아와 성대한 런칭 이벤트를 열 필요가 없었다. 대신 킴 카다시안 웨스트는 검은색 터틀넥 차림에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윤기 나는 검은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뉴욕 리츠칼튼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아이폰을 켜고 앉았다. 킴 카다시안은 단 몇 분 만에 1,300만 명이 넘는 중국 소비자와 소통했고 그녀의 입술 모양으로 용기를 디자인한 향수는 매진 되었다.
이는 현재 중국의 라이브스트리밍 쇼핑의 저력을 보여준다. 카다시안은 7,400만 여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메가 인플루언서인 비야 황(Viya Huang)의 오디언스를 공략했다. 중국에는 비야 황과 같은 인플루언서가 수천 명에 달하며 이들 대다수는 자신만의 전문 분야와 브랜드의 매출 신장에 필요한 선별된 오디언스를 보유하고 있다.
라이브스트리밍 쇼핑 세계는 프로들만의 무대가 아니다. 브랜드의 임직원들도 점차 라이브스트리밍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직접 찾아가고 있다. 농민들도 산지에서 농산물을 선보이기 위해 라이브스트리밍에 나서고 있다. 2021년 중국의 라이브스트리밍 쇼핑 시장은 2조 위안(미화 3000억 달러 이상)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라이브스트리밍은 중국에서 어떻게 가장 강력한 브랜드 구축 및 판매 툴로 부상했는가?
라이브스트리밍의 첫 시작은 알리바바의 한 젊은 제품 매니저가 전자 상거래를 매장 내 쇼핑처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던 2016년이었다. 당시 전자 상거래는 상품 안내문과 사진이 주를 이루었고, 라이브스트리밍은 게임에서 인기를 누렸다. 알리바바의 제품 매니저는 소비자가 판매 사원과 상호 작용하는 경험을 구연하기 위해 이 두 가지를 결합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그 아이디어는 알리바바의 라이브스트리밍 전용 쇼핑 채널인 타오바오 라이브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소비자는 타오바오 라이브에서 라이브스트리밍으로 좋아하는 인플루언서나 브랜드를 보고, 제품이나 트렌드에 대해 배우고, 질문을 하고 실시간으로 답변을 얻고, 스트리밍 서비스를 벗어나지 않고도 바로 구매할 수 있다.
라이브스트리밍 기술은 발견과 쇼핑 여정 사이의 마찰을 제거하여 이음새 없는 독보적인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 라이브스트리밍은 판매를 촉진하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 중 하나로 부상했다. 바닥 관리 전문 브랜드 비셀(Bissell)을 예로 들어 보자. 2020년 세계 최대 쇼핑 행사인 알리바바의 11.11 글로벌 쇼핑 페스티벌 기간 동안 14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가족 소유 기업인 비셀은 16시간 연속 라이브스트리밍을 통해 진공 청소기 등의 제품을 시연했다. 비셀은 라이브스트리밍을 통해 전년대비 4배 이상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이러한 경험은 비셀에 국한되지 않는다. 타오바오 라이브의 총 거래액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세 자릿수 성장을 했다. 2021년 3월 기준 타오바오 라이브에서 직전 12개월 동안 판매된 제품의 총 거래액은 5,000억 위안(763억 달러)을 넘는다.
브랜드는 라이브스트리밍을 통해 판매뿐 아니라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이제껏 어떠한 환경에서도 가능하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으로 고객과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라이브스트리밍 플랫폼은 소비자 피드백을 브랜드에 즉시 전달하여 마케팅 전략은 물론 제품 개발까지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한다. 막스 비셀(Max Bissell) 비셀 부사장은 “신제품을 소개하고 다양한 기능을 선보이고, 브랜드 스토리를 최적화할 수 있다. 이런 점이 아주 큰 장점이다”고 밝혔다.
지난 해 라이브스트리밍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 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위기가 닥쳤을 때 전 세계의 브랜드와 소매업체는 지난 수십 년 간에 가장 큰 혼란에 직면했다. 매장을 방문할 수 없는 쇼핑객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한 상황에서 라이브스트리밍이 해답을 제시했다. 농부들은 라이브스트리밍을 통해 신선한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했다. 백화점 판매 사원은 봉쇄 기간 동안 라이브스트리밍 호스트가 되어 집에서 제품을 홍보했다. 대영 박물관과 루브르 박물관 등 세계적인 박물관도 향후 여행자들이 기억하고 찾을 수 있도록 그간 대중에 공개되지 않았던 구역을 소개하는 라이브스트리밍 투어를 진행하였다. 타오바오 라이브는 중국 소비자를 바깥 세상으로 연결하는 창이 되었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의 생명선이 되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까르띠에(Cartier) 가 지난 해 처음으로 개최한 라이브스트리밍 세션에서 77만 여명의 시청자가 접속하여 약 3천만 달러에 달하는 목걸이 등 까르띠에 주얼리 특별 전시회를 감상하였다. 까르띠에는 라이브스트리밍을 통해 중국의 명품 주요 소비층, 특히 Z세대 쇼핑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었다. 까르띠에는 알리바바의 2020년 11.11 글로벌 쇼핑 페스티벌 기간 동안 총상품매출액 1억 위안(미화 1,500만 달러)을 조기에 넘어선 럭셔리 브랜드 대열에 합류했다.
여러 브랜드와 소매업체들은 중국에서 라이브스트리밍의 효과를 누리면서 전 세계 다른 시장에서 이 기술을 실험하기 시작했다. 킴 카다시안 웨스트는 타오바오 라이브에 데뷔한 지 2년 만에 자체 라이브스트리밍 세션을 열고 자신의 제품 홍보에 나섰다. 라이브 스트리밍 쇼핑이 서구에서도 뜨거운 호응을 받을지 여부를 예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타오바오 라이브가 중국에서 거둔 엄청난 성공을 통해 미래 시장과 그 잠재력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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