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00개 택배 배달하는 물류 로봇 샤오만뤼, “캠퍼스 달린다”
지난 3월, 중국 3개 대학에 택배를 싣고 캠퍼스를 누비는 로봇이 등장했다. 우한(武漢) 소재의 화중 사범대학(華中師範大學), 중국지질대학(中國地質大學), 중난 재경정법대학(中南財經政法大學) 내의 택배 보관소에서부터 기숙사까지 택배를 배달해 주는 물류 로봇 ‘샤오만뤼(小蠻驢, 작은 당나귀)의 이야기다.
샤오만뤼는 알리바바그룹의 다모아카데미(DAMO Academy)에서 개발한 로봇으로, 최첨단 AI 기술과 자율주행기술이 집약되어 있다. 최대 탑재량을 기준으로 매일 10번 운행하는 경우, 하루 500개 가량의 택배를 배달할 수 있는 것이다. 최고 속도는 시속 20km로, 일반적인 전동 스쿠터와 비슷한 수준이다. 작년 9월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연례 행사 압사라 컨퍼런스(云栖大会)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중국 여러 지역에 도입되며 ‘라스트 마일(last mile)’ 배송을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배송’ 수요에 대한 솔루션
계절이 바뀌고 학생들이 캠퍼스로 복귀하는 봄에는 택배 물량이 급격히 증가한다. 그중에서도 우한은 중국에서 대학생 수가 가장 많은 도시이자, 대학 내 택배 물량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우한 내 대학교에는 2020년 기준으로 약 139만 9천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지난 2019년 중국교육지원협회(中國教育後勤協會)와 알리 리서치(阿里研究院)의 캠퍼스 택배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중국 대학의 택배량은 약 30억 건에 달했고, 그 중에서도 84개 대학이 소재해 있는 우한이 대학 택배 물량 전국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중국 대학은 캠퍼스 안전, 관리 등 문제로 배달원들이 직접 캠퍼스 건물에 들어가는 데 제한을 두고 있다. 캠퍼스 내 주소지로 향하는 택배가 택배보관소 등 캠퍼스 내 대리 수령 거점을 통해 배송되는 이유다. 때문에 캠퍼스 정문으로부터 기숙사에 이르는 ‘라스트 마일’ 구간 배송에 대한 해결책이 주목 받기 시작했고, 특히 코로나19 이후로는 비대면 배송에 대한 수요가 더욱 증가하며 물류 로봇의 가치를 높였다.
이제 샤오만뤼는 학습 능력이 강화되어 막다른 길에 다르면 자율적으로 노선을 재탐색한다. 좁은 공간에서도 문제 없이 사람과 차 사이를 지나다니고 경사진 구간도 이동하며, 장애물을 만났을 때는 스스로 피한다. 코너를 돌기 전에는 자동으로 방향지시등을 켜고, 길을 막아서는 사람에게는 지금은 업무 중이라는 음성 안내 메시지를 재생하기도 한다.
알리바바 다모아카데미는 향후 샤오만뤼가 더욱 복잡한 도로 사정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도로 상황 감지, 의사결정 제어 등 기능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바로 맞은 편에서 접근하는 차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한 지능형 기능 등 한 단계 발전한 기술력이 적용될 예정이다.
샤오만뤼가 보여준 배송의 미래… 맞춤형 배송과 높아진 배송 효율
물류 로봇이 등장하며, 대학 내에서 생활하는 직원들과 학생들은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대표적인 예로, 이제 캠퍼스 내에서는 모바일 앱에 탑재된 물류 로봇 예약 기능을 통해 지정된 시간에 지정된 장소로 택배를 전달받을 수 있다.
화중 사범대학의 택배보관소는 개강 이후 약 보름 만에 수 차례 택배 러시를 겪었다. 캠퍼스 동쪽지역 택배보관소에는 하루 평균 만 건 이상의 택배가 쌓인다. 가장 바쁜 시간에는 2대의 샤오만뤼가 투입되어 택배보관소에서 각각의 기숙사까지 택배를 배송하고 있다.
2020년 알리바바그룹의 11.11. 글로벌 쇼핑 페스티벌 기간, 샤오만뤼를 필두로 22개의 택배 로봇이 저장대학(浙江大學) 항저우 즈진강(杭州紫金港) 캠퍼스에서 무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당시 캠퍼스 내 택배보관소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해당 기간 택배 로봇은 총 5만 여 건의 택배를 배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택배 당 배송 시간을 20분으로 계산했을 때, 캠퍼스 내 학생들과 직원들이 물건을 수령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약 1만 7천 시간 줄여 준 셈이다.
다모아카데미 자율주행실험실 책임자 왕강(王剛)은 이달 내 중국 11개 도시의 총 15개 대학에 순차적으로 샤오만뤼를 도입하며 30만 명 이상 소비자들에게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향후 다모아카데미는 교수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집앞 배송’ 서비스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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